복부초음파 검사
2003년 김윤환 전 국회의원이 콩팥암으로 숨졌다. 등에 심한 통증을 느껴 병원을 찾았다가 뒤늦게 진단을 받았다. 이미 암세포가 척추까지 전이된 말기 상태였기 때문이다. 미국으로 건너가 한쪽 콩팥을 떼어내고 척추수술까지 받았으나 숨져야했다.
가장 치료가 잘 되는 암은 갑상선암으로 평균 5년 생존율이 90.6%나 된다. 유방암이 75.6% 자궁경부암이 73.9%로 2위와 3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췌장암은 불과 7.7%로 모든 암 가운데서 5년 생존율이 가장 낮다. 담도암과 콩팥암·난소암 역시 10~30% 정도로 예후가 불량한 암으로 분류된다. 위암의 내시경, 자궁경부암의 질세포진 검사처럼 간편하고 확실한 조기진단 수단도 없고 희귀한 암으로 생각해 사람들의 관심도 적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들 암도 일찍 발견해 치료하면 완치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모그룹 임원인 L씨가 대표적 사례다. 평소 간염을 앓아왔던 탓에 복부 초음파 검사를 매년 받아온 L씨는 수년 전 콩팥에 생긴 작은 물혹을 찾아냈고 적극적인 조직검사를 통해 콩팥암을 조기발견할 수 있었다. L씨는 간단한 수술을 통해 완치하는 데 성공해 지금까지 건재하다. L씨에겐 평생 자신을 괴롭힌 간염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된 셈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초음파다. 콩팥암을 비롯해 담도암과 췌장암·난소암 등 앞에서 소개한 복부 암을 가장 손쉽게 찾아낼 수 있는 수단이 바로 초음파이기 때문이다. 복부에 젤리를 바르고 초음파 발사 장치를 피부에 문질러가며 복부 깊숙이 위치한 장기의 모양을 살펴보는 검사다. 초음파 검사는 아프지 않고 10분 남짓이면 끝나며 동네의원에서도 시술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큰 장점은 병원에서 시행하는 모든 검사 가운데 가장 안전하다는 것이다. 방사선을 쬘 필요가 없으며 혈액을 뽑거나 주사를 맞지 않아도 된다. 부작용이나 후유증이 거의 없어 산부인과에서 태아의 상태를 살펴보는 검사로까지 활용되고 있다. 비용도 5~6만원 정도다.
위암이나 간암·자궁경부암과 유방암·대장암 등 흔하게 발생하는 암에 대해선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정기적인 검진을 받는다. 그러나 진정 건강 모범생이라면 초음파 검사를 통해 복부에 혹이 생겼는지 관찰해봄 직하다.
초음파를 통해 혹이 발견되면 CT(컴퓨터 단층촬영)나 MRI(자기공명 영상촬영) 등 정밀검진으로 위치와 모양을 정확히 잡아내고 조직검사를 통해 최종적으로 확진하게 된다. 특히 수년 전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린 사람이라면 지금쯤 초음파 검사를 권하고 싶다. 스트레스는 면역력을 저하시킨다. 그리고 하나의 암세포가 분열을 거듭해 초음파로 발견될 수 있는 직경 1㎝ 정도의 크기에 도달하려면 10억개 이상의 암세포로 분열해야 하며, 여기엔 2~3년이 소요된다. 김윤환 전 의원 역시 2000년 총선 당시 공천에서 탈락하는 등 정치적 곡절을 경험한 바 있다.
[대한교원신문에서 발췌]